나의 추억글 보관방

금호강 철뚝

히블내미 2018. 4. 2. 07:49



덜커덩 덜커덩 금호강 철뚝에 지친 저 기차

칙칙 폭폭 숨이찬 기적 소리 메아리 치면

이산 저산 와룡산 맴돌다 가고요

금호강변 소꼴 뜯다 고개를 들어보면

석탄 연기 까맣게 꼬리를 물고

애처롭게 들려오는 기적 소리에

어린시절 잔잔한 가슴 설레이게 했지요

 

한낮 쓸쓸한 시골마을 양지쪽엔

철 덜든 우리들 옹기종기 모여서

간밤 꿈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고요

나락 한가마 몰래팔아 목돈 쥐게 되면

칙칙 폭폭 신나게 기적소리 울리며

반짝 반짝 구두신는 서울로 간댔지요

 

오가는 이 하나 없는 금호강 변에

굽이 굽이 돌고도는 저 기차는

꼬박 꼬박 지천역을 지나 가지만

지금은 지키는 사람없고 표 파는이 없어도

이야기 꽃 가득 담은 어린시절 추억들을

맨날 맨날 먹으면서 살아 가지요

 

맨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살이

때로는 고달프고 힘도 많이 들었지만

세상을 잠시 살아보는 꿈많던 시절들이

아름답고 귀하고 찬란하게 빛나지는 못했어도

후회없이 살고 가는 인생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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