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글 보관방 22

막걸리

종달새 지저귀는 무더운 여름날 밭일을 하시던 아버지 께서 큰 주전자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 저 아래 전빵가서 막걸리 한되 받아온나 날쎈걸음 빠른 재치 금방 달려 가지요 넘치도록 가득 담아주는 막걸리 받아 들고 친구네 밀밭길 돌아 오다가 무겁다 싶으면 주전자 꼭따리 빨아도 먹다가 양이 줄어 물탄적 한두번이 아니고요 어린 호기심에 막걸리 맛보다가 꼴딱 취해서 밀밭에 누웠고요 종달새 소리에 깨어나니 벌써 정오라 시골에선 막걸리 사랑 싸고도 비싼 가치 젊을땐 막걸리 두되를 마셔도 어른들께 혼날까 반듯하게 걸었는데 어느새 나이들어 어른이 되고보니 마신술 취했다 잔소리 들을까봐 무서운건 딱하나 마누라 밖에 없고요 자형이 명절때 백화수복 들고 오면 정종은 싱겁다며 막걸리로 바꾸던 시절 꼬드밥을 짖고 누룩을 빚어 막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