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국시 땀이 비오듯 하는 한여름의 오후 뒤주속 밀가루 한사발 푹 퍼내서 우물물 퍼 올려서 누룽국시 반죽하고 엄마는 밀가루 반죽 알맞게 썰고 히블이는 꽁지 짤라 부억으로 달려가고 누님은 애호박 따다가 이쁘게도 썰지요 마당에 걸린 가마솥엔 누룽국시 끓으면 엄마는 얼른 떠서 밭으로 내..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뒷뜰 고향역 어지러운 생각을 정리 하려고 진한 향기 가득한 쓰디쓴 커피를 가장 예쁜잔에 담아 고향역으로 가지요 햇빛 길게 내리는 고향역에 앉아 잔잔한 웃음 담은 커피 한잔 마시면 그윽한 그 향기에 맺혔던 마음 녹고요 어느새 익숙해진 고향역을 어루 만지며 생각하는 로댕의 긴 여운 처럼 햇..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비니루 우산 비내리는 아침이면 우리 남매들 큰누님 가방 머리이고 앞서서 나가고 작은누님 수건쓰고 학교가던 그시절 찢어진 비닐 우산도 귀하디 귀한 집집마다 힘들게 살아가던 그 시절 서로 먼저 가지려고 다투던 이웃보며 나는 기얀타 우리 누님 빗속을 달리고요 비옷입은 친구가 한없이 부러웠..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처마밑 고드름 처마밑 고드름 키대기 하면 개구쟁이 코 흘리개 동네 친구들 양지바른 돌담아래 구슬치기 하고요 칼같은 찬바람 돌담속에 숨었다가 노는데 정신팔린 우리들 가슴속에 은근 슬쩍 파고들어 고뿔들게 하지요 구멍넣기 구슬치기 어느덧 세월지나 지금은 그 구멍에 골프공 넣지요 매마른 가..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김치전 십리나 되는 학교 우리 남매들 집으로 오는길 돌맹이도 툭툭차고 북진통일 한답시고 굴다리 마다 통과하고 실개천에 발 담그고 올챙이 잡기놀이 버들피리 불면서 진달래 꽃 따먹고 내고향 시골길은 어린시절 추억길 뉘엿 뉘엿 해질무렵 집에 오며는 노느라 정신팔려 배고픔도 몰랐던 나..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장독대 우리집 마당 한쪽편에 오동통 하게 생긴 장독들 크기대로 옹기 종기 모여 있지요 큰돌을 두세단 쌓아서 높인터에 작은것은 앞줄에 큰것들은 뒷줄에 서로 다른 반찬 담고 줄지어 서 있지요 보리밥 비벼주는 고추장도 있고 밥 물말아 함께 먹던 오이 장아찌 맛나고 한 겨울 몰래 꺼내먹던 ..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누덕누덕 기운치마 누덕누덕 기운치마 허리에 두르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쉴틈 없던 어머니 무쇠 가마솥엔 소죽 끓이고 아궁이 한 귀퉁이엔 감자를 구우면 따뜻한 물 한바가지 차례데로 세수 하고요 빚질 못한 머리는 수건으로 두르고 땀나면 땀딱고 눈물나면 눈물딱고 새벽잠 설치며 제일 먼저 일어나서 ..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한줄기 소나기 쨍쨍한 하늘에서 소나기 내리니 어느새 내마음 고향에 가있네요 길고긴 여름 햇살을 시샘하듯 한줄기 소나기 세차게 내리면 거름지던 아버지는 주막으로 피하시고 밭 매던 울 엄니 고스란히 다 맞으시며 오늘일 다 못할까 그것을 걱정하니 오뉴월 긴 하루가 그렇게 가지요 사수동 방앗..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꽁보리밥 초가집 쪽 마루에 우리 사남매 모여서 보리밥에 콩나물 무우소쿰 무우생채 고추장 된장 썩썩비벼 큰 양푼에 둘러앉아 맛나게 먹다보면 보리밥 따로놀아 나물넣고 된장넣어 한번더 먹지요 먹을것 귀해서 쓰고 단것 가리지 않고 숟가락 들고 앉아 서로 먼저 먹고싶어 눈치만 살피던 그 시..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
소마구 싸리나무 엮어 만든 대문을 열면 흙 반죽 토담집에 소 여물통 하나 어미 젖 찿아먹는 송아지가 정겹고 소마구서 들리는 송아지 소리에 어머니는 깜짝놀라 선잠을 깨면 새벽부터 쉴새없이 종종걸음 하지요 아버지는 이른새벽 거름지게 지시고 수건두른 어머니는 소여물 챙기면 우리집 큰.. 나의 추억글 보관방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