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글 보관방

소마구

히블내미 2018. 4. 2. 06:43



싸리나무 엮어 만든 대문을 열면

흙 반죽 토담집에 소 여물통 하나

어미 젖 찿아먹는 송아지가 정겹고

소마구서 들리는 송아지 소리에

어머니는 깜짝놀라 선잠을 깨면

새벽부터 쉴새없이 종종걸음 하지요

 

아버지는 이른새벽 거름지게 지시고

수건두른 어머니는 소여물 챙기면

우리집 큰 누나는 병아리 모이주고

히블이는 마당쓸고 작은누나 방청소

재열이 세수씻겨 학교갈 준비하면

식구들이 모여서 아침식사 맛나지요

 

이런 행복 언제던가 지난세월 그립고

그 행복 알고나니 지난 옛일 되었고

멀리사는 사남매 모이기도 어렵지요

우리 남매 부러워 어르신들 하신 말씀

수철이네 사남매는 볼수록 복덩이라

그 어른들 뵐수없고 빈집들만 남았겠지요

 

텅빈 소마구 보면 꼴 베던일 생각나고

병아리 놀던곳에 잡풀만 무성하며

비워둔 방마다 찬기운만 돕니다

일년에 서너번 고향집 찿아가서

깊은주름 안타까운 부모님 뵙지만은

언제나 죄스럽고 미안함이 앞섭니다

이제나 저제나 눈비비시며

사남매 모이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시는

그리운 어머님께 문안 인사 올립니다

 

 

'나의 추억글 보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덕누덕 기운치마  (0) 2018.04.02
한줄기 소나기  (0) 2018.04.02
꽁보리밥  (0) 2018.04.02
추억의 풀빵 & 언제다시 이땅을 밟아볼수 있을지  (0) 2018.04.02
고향뒷산  (0) 2018.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