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억글 보관방

김치전

히블내미 2018. 4. 2. 07:25



십리나 되는 학교 우리 남매들

집으로 오는길 돌맹이도 툭툭차고

북진통일 한답시고 굴다리 마다 통과하고

실개천에 발 담그고 올챙이 잡기놀이

버들피리 불면서 진달래 꽃 따먹고

내고향 시골길은 어린시절 추억길

 

뉘엿 뉘엿 해질무렵 집에 오며는

노느라 정신팔려 배고픔도 몰랐던 나

바쁜 누이 소매잡고 김치전 해 달라고

들에서 부모님 오시기전 할일도 많은데

막무가내로 졸라데는 철없는 동생들

때스는 동생 못이겨 김치전 부치지요

 

김장 김치 한포기 쭉쭉 찢어넣고

밀가루 큰 사발로 푹 퍼서 저으면

달구어진 가마솥 뚜껑에 들기름 두르고요

누이 챙길 틈도없이 달려들어

이리 저리 찢어 먹는 얄미운 동생들이

기름묻은 입으로 우리누나 최고라고

순하디 순한 욕심없는 우리 누이

 

이제나 저제나 동생들만 생각하는

누이가 부쳐준 김치전 먹고 싶다

무성한 잡초 뽑아낸 고향집 마당에서

누이들과 둘러앉아 김치전 부쳐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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