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지우개없는 인생

히블내미 2016. 7. 18. 10:45

한 나라의 역사 중에 치욕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누구든지 지워 버리고 싶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고구려의 마지막왕인 보장왕 때 나당연합군에 패해서 드넓은 요동과

만주를 중국에게 내 준 것이나, 일제 36년간 식민통치의 치욕 등이 그것이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는 각자의 인생을 지울 수 있는 지우개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 중에서 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든다고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버릴 수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무엇인가 좋은 일이나 아름다운 일을 찾아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유명진이 작사하고 남국인이 작곡한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라는 노래가 있다.

1983년에 전영록이 발표한 이 노래는 감성적인 노랫말이 인상적인 곡으로 그를

탑 가수의 자리에 올려놓았었다. 남녀가 사랑을 하다가 헤어지면 큰 고통이 뒤따르기

마련이기에 사랑을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연필로 쓰라고 재미있게 표현한 노래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사랑을 하던 남녀가 헤어져서 아픔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함께 지냈던 지난날들을 지우개로 지우고 싶은 것은 단지 희망사항이고 허구일 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이 노랫말에 열광하는 것은 <달콤한 사랑 뒤에 오는

이별의 고통을 지우개로 지울 수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간절한 바람을

대변해 주었기 때문이다.

 

정우성과 손예진이 주연을 맡고 이재학감독이 메가폰을 잡아서 2004년에 개봉한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어서 그런 증상이 나타난다는 주인공의 독백을 제목으로 정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도 알츠하이머가 그 사람의 인생 자체를 지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주인공인 수진이 자주 깜빡깜빡 잊고 기억을 못하는 것이다.

지우개가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우리가 각자의 인생에서 큰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면

죄악의 유혹을 거절하는 결단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 오늘날 우리들 앞에 놓여있는

달콤한 유혹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렇지만 우리가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채색하려면 더 좋은 것을 얻기 위해 덜

좋은 것은 포기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애벌레가 예쁜 나비로 변태되어 날아

가려면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세상의 어떤 사람도 인생을 두 번 살지는 못한다. 사람들 중에는 거의 죽을 뻔 했다가

살아났다고 자신은 인생을 두 번 사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패가 있는

말이다. 그건 단지 그 사람의 삶이 연장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좋은 일이든지 나쁜 일이든지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것들은 자기 인생역사의 일부분

이기에 부인할 수 없지만 굳이 부정할 필요도 없다. 장자에 이르기를 자신의 어리

석음을 깨달은 사람은 이미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고 하였다. 나쁜 기억들은 그것을

거울삼아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에게

있어서 미래는 보장되지 않는 불확실한 것이지만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잘못 살아왔더라도 이제부터 새로운 마음과 각오로 변화된 인생을 산다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가치의 삶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는데, 인생도 마찬가지다. 너무 눈앞의 현실만

보지 말고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10~20년 앞을 내다보면서 살아야 한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진리처럼 좋은 원인이 좋은 결과를 낳는다.

인생을 가짜로 살지 말자. 정품이 아닌 짝퉁은 소비자의 신뢰를 받지 못하듯이 가짜로

사는 인생은 세상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나 위치 때문에 자포

자기하며 내 인생은 끝났다.“고 함부로 속단하지 말자.

 

인생의 벼랑 끝에서 죽음만을 바라보던 사람이 생각을 바꿔서 남은 인생을 멋진 그림으로

채운 경우는 얼마든지 있다.

고작 한 달도 안 되는 생을 살려고 7년 동안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아가는 매미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다시 쓸 수도, 지울 수도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오늘 내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한 번 뿐인 인생, 대충 살려고 하지 말고 제대로 살려고 노력하자.

                                                           

 

                                                                    

인생을 살다가 보면 누구나 디딤돌 같은 사람도 만나고 걸림돌 같은 사람도

만난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정말 나에게 디딤돌이나 걸림돌인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세월이 한 참 지난 후에나 가능하다. 디딤돌 같았던 사람이

나에게 걸림돌이었을 수도 있고, 걸림돌 같았던 사람이 디딤돌이었을 수 도

있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보면 제일 쉽게 부딪히는 사람이 나에게 걸림돌처럼

느껴진다. 무슨 일을 하던지 꼬투리를 잡아서 비난하거나 괴롭히는 사람이

직장에서는 꼭 한 사람 정도는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우리는 쉽게 이 사람을

내 인생의 걸림돌로 단정해 버린다.그 사람 때문에 내가 참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게 된다면 그 사람은 나에게 걸림돌의 역할을 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 사람을 의식해서 더 완벽하게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다가 보면 남보다

훨씬 더 빨리 인정받고 승진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럴 경우에

이 사람은 나에게 걸림돌 같은 디딤돌에 해당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보면 디딤돌 같은 걸림돌도 있을 수 있다. 직장상사가 나에게 너무

친절하게 잘 대해줘서 긴장하지 않고 즐겁게 생활하게 되는 경우에 우리는

이 사람을 디딤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나태해져서 자기개발을

소홀히 한 결과 인정도 못 받고 승진에서 밀리는 경우가 있다면 이 사람은

나에게 디딤돌 같은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에 나에게 걸림돌 같이 보이는 사람이라고 해서 너무 미워할

필요는 없다. 운동선수의 경우에는 라이벌이 있어야 경기력이 향상되고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에 라이벌은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 되는 것이다. 피겨스타 김연아의 경우도 아사다 마오라는 훌륭한

라이벌이 있어서 세계최고의 선수가 되지 않았나 생각되어 진다.

 

마오의 입장에서도 그 당시에는 김연아가 걸림돌처럼 느껴져서 시기하고 질투하기도

했겠지만 막상 김연아가 떠난 피겨여왕의 자리는 마오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었다. 마오는 지금 김연아에게 가려서 2인자의 자리에 있을 때보다

언론의 주목을 못 받는 가여운 처지가 되어 버렸다. 마오에게 있어서

김연아는 걸림돌이 아닌 디딤돌이었던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도 디딤돌과 걸림돌은 존재한다. 하지만

걸림돌 같은 사람으로 보인다고 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사람을 망하게 하려고 한다면 결국에는 자신도 망할 수 있다. 상대를

사업상의 라이벌로 인정하고 열심히 선의의 경쟁을 한다면 오히려

동반성장의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걸림돌로 단정 지어서

그 사람에게 악한 짓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인생을 살다가 보면 정말로 나에게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우에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상대가 나의 디딤돌도

될 수 있고 걸림돌도 될 수 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너무 쉽게 디딤돌이나 걸림돌로 단정 짓지 말고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대부분은 훌륭한 디딤돌이 될 수 있는 만큼 넓은 아량으로

상대를 바라보자. 걸림돌에 넘어지지 않고 그것을 뛰어 넘는다면 우리는 훌륭한

걸림돌 같은 디딤돌을 딛고 멋지게 성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여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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