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숙떡이 머길레

히블내미 2016. 9. 2. 05:08

       사랑하는 님들


여전히 무더운 미쿡날씨 아침일찌기 일어나 주방으로 내려오니

어느새 일어나신 어머님 해가 떠오르길 기다리신 답니다

해뜨는 아침이면 베란다에서 소나무향을 두팔로 안으시며 붉은 태양을

맞이하는 어머님의 모습 오늘 아침도 굉장히 기분이 좋은듯

만족한 표정으로 원인을 알수없는 이상한 웃음이 스쳐 지나갑니다




은행 볼일을 볼려면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기에 도심에 있는

다른 스포츠센타에 갔더니 갈때마다 만나는 화교아저씨 우짠일로 여까정...

아~~네 볼일이 쪼까 있어서리..이런저런 얘기끝에 어머님 얘기도하고

그랬더니 화교아저씨 하시는 말씀 대만에 계시는 94세 아버지 미국에서 같이살자고

수도없이 얘기했지만 싫다 하더니 그저께 혼자서 비행기 타고 형집에 도착했답니다 

화교아저씨의 형은 저와 한동네 살아서 골프도 함께 여러번쳤는데

갑자기 연세드신분이 혼자서 비행기타고 미국까지 오셨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대단한 노인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위기감을 느끼고 자식들이 있는곳으로

날아오신 모양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어머님께서 제게 전화를했습니다

옴마~와 내다 먼일이고.. 아이고 내가 2번을 누른다는 것이 1번을 눌렀다

니동생하고 통화할일이 있어서 미안타 걍 볼일봐라 하십니다

수상하신 어머님 오늘 아침도 무엇인가 숨기는듯한 표정 어제오후 이웃에 사는

칭구분의 전화를 받고 걱정마라 하면서 마음이 들떠서 좋아하셨는데...

어머님 핸드폰에 1번은 나 2번은 동생인데 이상한 생각이 들어 빨리 볼일을 마치고

집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동생차가 집앞에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의 반란이 시작되었는가 봅니다 칭구분의 전화를 받고 우쨌기나

아틀란타로 돌아가고 싶어 쑥떡이 먹고싶어 몬살겠다 딴거 아무리 먹어도 시언찬코

벌써 떡집에 숙떡을 주문해 놓았다면서 낼 찿아야되고 칭구들한테 간다고 약속했다

아~울옴마 땜에 나 미쵸..동생의 성격과 내성격은 참 많이도 다릅니다

동생은 막내라써인지 엄마의 얼굴도 스다듬고 애교도 부리고 거절을 못하는

부드러운 성격 난 내가 아니면 아닌성격 그래서 동생에게 몰래 전화해서

이러한 햔한 상황을 만들어 버린 어머님 아내도 새벽에 음식챙겨 드릴때도

시침뚝따고 속으로 도망가실 궁리만 했는가 봅니다

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어머님 짐보따리가 밖으로 나오고 있고 내가 도착하기전에

도망가시려다 딱 걸렸지만 어떻게 만류할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동생도 하는일이 많아서 바쁜데 아틀란타에서 몇일동안 어머님과 함께하면서

병원 체크도 하고 칭구분도 만나게 해드리고 몇일후에 다시 모시고 올테니깐

아무걱정 말라고 하면서 출발했고 이글을 쓰고 있는데 동생한테 전화가 왔네요

 

어머님집에서 지금 둘이서 숙떡을 먹고있다면서 엄마한테 오늘 세건의 거래가

있었는데 어머님땜에 다 취소하고 여기에 왔다고 하니 니는 돈 그만 벌어도

된다 죽을때까지 써도 다못쓸돈 머하로 자꾸버노 ~하시더랍니다

맞아요 동생은 7달러들고 미국와서 오직 노력으로 이 지역에서 최고의 재력가가

되어 가족들에게 밥싸주는 취미로 살아갑니다 

동생이라서 시간도 되고 마음도 되고 어머님이 온갖 투정을 해도 혼자 표정 변하지않고

모두 받아주는 동생 나는 죽어도 안되는 동생의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장남인 내가

한없이 부끄러워 지지만 내 맘을 읽은듯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는 동생

몇일동안 어머님은 둘째아들을 비서로 두고 아틀란타를 누비다가 몇일후 다시

건강하신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조용히 기도해 봅니다


작년 텃밭에 고추농사가 풍년이 들어 태양초를 만들어 볼려고

무진애를 쓰면서 노력했지만 결국은 실패로 돌아가서 이세상에는 태양초가

없다 생각하고 버려야 되는 쓰라림을 겪고 올해는 고추농사를 짖지 않았습니다

작년 태양초 사건으로 삐져서 몇그루만 심었더니 먹는것도 부족하지만

대신에 여주가 많이 열어서 부족한 마음을 채워 주었습니다

수고없는 결실은 없는것 살아가는 모습도 마찬가지 인것 같습니다

울님들 9월도 수고로써 많은 열매를  맺는 행복한 9월이 되시길 바랍니다



                                               =히블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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