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처갓집

히블내미 2016. 10. 14. 04:35



유명한 영화배우 김혜수씨의 사촌동생인 조카사위

지난 콜럼버스데이 연휴 아이스박스 두개에 음식을 잔뜩채워

이틀동안 휴가처럼 보내다가 갔습니다


공무원이 좋긴좋구나

빨간글씨면 어김없이 찿아와 내 생일상처럼 한상가득 베풀고 돌아가는 사위

그도 외로워서 가족이 생겨 좋아서 하는것이 기에

함께하는 시간내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는것 같습니다


중학교때 미국으로 유학왔지만 갑작스레 형편이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인해 미국에서 졸지에 혼자서 벌어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는 처지 온갖 힘든일을 다 겪으면서 학업을 마치고 안정된

직업을 갖고 살아가는 30대 중반


우리가 그를 알고 지내온것은 십수년전

사람의 인연이란것이 묘해서 칠팔년전 조카를 아틀란타에 취직시키고

돌아오면서 아내는 걱정된 마음에 늘상 편치 못했는데

몇년전 어느날 늦은밤 갑자기 우리집으로 쳐들어온 두사람


고모부님 고모님 우리둘의 결혼을 승낙해 주십시요 하면서

꿇어앉아 머리를 조아리는데 참 이게 먼 날벼락인가 싶기도 하였지만

자네가 어찌 우리 조카를 알고지냈는가 하면서 참 햔한 인연도

다있다 싶기도 했고 넘 오래 알고지낸 사이다 보니 황당하기도 하고


일단 사위만 먼저 아틀란타로 돌려보내고

조카를 아내가 잡아 족치기 시작하는데 조카가 이세상에서

젤 무서워하는 사람이 고모이다 보니 들통나면 맞아 죽을것 같아

도망가려고 하는것을 사위가 꽁꽁묶어 집으로 데리고 왔다는 사실

더한것은 조카가  모기만한 소리로 고모 ~~내가 먼저 좋아했어요

그사람은 아무죄 없어요~~ 그새 편드네 이것이~


이틀후 전화해서 델꼬가라 이젠 니가 챙겨라~

이렇게 해서 조카사위가 되었고 그 고마움도 있지만 미국에서

가족이 없이 지내다가 우리가 가족이된것이 넘 좋아서 틈만나면

찿아와 베풀어주고 가는 사위가 이쁘기만 합니다


이번에도 특별요리를 선보인다면서 아틀란타에서

온갖 고기를 미리 양념에 재워서 갖고왔고 온통 주방에 정신이

하나도 없게 널부러져 있고 혼자서 땀흘리면 열심히 우리를 먹이기에 준비하는

사위의 모습 어린아들넘 또한 쉬는날이라 처가집에 찿아가 사위노릇에 

기쁨조가 되어 주고 밤 늦게야 집으로 돌아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사위들은 이렇게 모두 처가를 위해 따뜻한 음식을 준비하는데

나는 내 처가를 위해 무엇을 하였는가 생각해보니 참으로 한심하게

아무것도 한게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넘 부끄럽고 아내보기에 미안한 마음만 가득할 뿐이었습니다


이민초 내가 먼저 미국에 도착하고 아내는 장인어른이 위독하셔서

병원 중환자실에 계셨기에 출발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장인어른께서 

정신이 드시면 아내더러 얼른 미국가라고 손짖으로 말씀하시고 아내의 

마음은 힘들었지만 장인어른은 갼타갼타 하시니 그냥 미국으로 왔습니다


미국에 온지 거의 열흘만에 장인어른은 세상을 떠나시고 아내는 

 나갈수도 없는  형편 레스토랑에서 접시를 치우면서 틈만나면 화장실에

들어가서 울고 나오고 그때 울은것이 평생 울은것 보다 많다고 하는 아내

불법체류자라 한국방문도 못하고 마음속에서 장인 어른을 떠나 보내지못해


십수년 지난뒤 신분이 해결되고 한국방문해서 장인어른 산소에

엎드려 몇시간을 눈물흘리면서 조용히 좋은곳으로

보내드리고 마음도 내려놓고 그러면서도 며느리 위치에서 한번도

소홀한적이 없었던 아내인데 난 넘 처갓집에 한게 없다는 사실에

아내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어린 아들도 처가에 열심이고 사위또한 열심인데

난 참으로 부족한게 많구나 하면서 한주일을 보냅니다


=============히블내미===========

 

 

 

흔들리며 피는 꽃 - 시 / 도종환

                                  노래 / 범능 스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흔들리지 않고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서 피는 꽃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비바람속에  피었나니
  비바람속에 줄기를 곧게곧게 세웠나니
  빗물속에서 꽃망울 고이고이 맺었나니
  젖지 않고서 피는 사랑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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