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날 아침이지만 교회는 출석하지 못하고
아버님 기일이라 집에서 추도예배를 드리고
바로 출근을 하였답니다
어젯밤 전식구가 늦게 퇴근하여
아들과 며느리는 찌짐부치고
아내는 나물을 무칠때에 히블내미는
설겆이에 칼질에 밤이 깊어갔네요
예전에는 아내와 둘이서 새벽까지
준비를 했는데 이번에는 아들과 며느리가 있어
하하호호 깊은밤 웃음꽃이 넘쳤네요
아버님께서 좋아하시던 막걸리까지
권하면서 추도예배 정성을 다했습니다
종달새 지저귀는 무더운 여름날
밭일을 하시던 아버지 께서
큰 주전자 주시면서 하시는 말씀
저 아래 전방가서 막걸리 한되 받아온나
날쎈걸음 빠른 재치 금방 달려 가지요
넘치도록 가득 담아주는 막걸리 받아 들고
친구네 밀밭길 돌아 오다가 무겁다 싶으면
쭈욱 쭈욱 주전자 꼭따리 빨아도 먹다가
양이 줄어 물탄적 한두번이 아니고요
어린 호기심에 막걸리 맛보다가
꼴딱 취해서 밀밭에 누웠고요
종달새 소리에 깨어나니 벌써 정오라
시골에선 막걸리 사랑 싸고도 비싼 가치
젊을땐 막걸리 두되를 마셔도
어른들께 혼날까 반듯하게 걸었는데
어느새 나이들어 어른이 되고보니
마신술 취했다 잔소리 들을까봐
무서운건 딱하나 마누라 밖에 없고요
자형이 명절때 백화수복 들고 오면
정종은 싱겁다며 막걸리로 바꾸던 시절
꼬드밥을 짖고 누룩을 빚어 막걸리 담그면
제일위에 맑은 청주 밑에는 막걸리
집에서 밀주 담가 소깝으로 덮었더니
밀주 단속 안나오고 소깝 뒤지러 나왔네요...
===========히블내미=============
기억해 주렴==최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