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금호강변 철뚝길

히블내미 2016. 12. 4. 00:51




이제는 추워진듯 아침운동을 갈때면 일어나기가

싫어서 몇번을 뒤척이는것을 보면 겨울이 온듯한데

가을은 언제 다녀간듯 길거리에 온통 뒹구는

낙옆들을 밟으면서 오늘도 토요일을 시작합니다



우리 레스토랑 상품권을 싸기위해 가끔씩 찿아오는

손님으로 인해서 요즘은 출근시간이 

조금씩 빨라지고 당근 퇴근시간도 조금씩

늦어지는 연말을 살아갑니다



학생들은 방학을 한다고 아내와 아들 며느리까지

넘 좋아하고 나는 방학이 없기에

언제 어느때 좋은날 잡아서 휴가를 한번

가야겠다 맘먹으면서 장사준비합니다 



어린시절 방학이면 금호강변에서 소꼴을 뜯다가 달리는 기차를 보면서

나도 언제 저걸타고 서울이란곳을 한번 가보나

하면서 기차꽁지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바라보곤 했었는데

그때의 기억을 더듬고 또한 불알칭구들의

사진을 바라보며 잠시 칭구들을 그리워 해봅니다



덜커덩 덜커덩 금호강 철뚝에 지친 저 기차

칙칙 폭폭 숨이찬 기적 소리 메아리 치면

이산 저산 와룡산 맴돌다 가고요

금호강변 소꼴 뜯다 고개를 들어보면

석탄 연기 까맣게 꼬리를 물고

애처롭게 들려오는 기적 소리에

어린시절 잔잔한 가슴 설레이게 했지요

 


한낮 쓸쓸한 시골마을 양지쪽엔

철 덜든 우리들 옹기종기 모여서

간밤 꿈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고요

나락 한가마 몰래팔아 목돈 쥐게 되면

칙칙 폭폭 신나게 기적소리 울리며

반짝 반짝 구두신는 서울로 간댔지요

 


오가는 이 하나 없는 금호강 변에

굽이 굽이 돌고도는 저 기차는

꼬박 꼬박 지천역을 지나 가지만

지금은 지키는 사람없고 표 파는이 없어도

이야기 꽃 가득 담은 어린시절 추억들을

맨날 맨날 먹으면서 살아 가지요

 


맨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살이

때로는 고달프고 힘도 많이 들었지만

세상을 잠시 살아보는 꿈많던 시절들이

아름답고 귀하고 찬란하게 빛나지는 못했어도

후회없이 살고 가는 인생이고 싶습니다...

  

지천역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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